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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여행 & 공연]/지리산 종주

[12.08.05~12.08.08] 나홀로 지리산 종주 - 1. Prologue

난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어 식물과 친하지 않아

산을 좋아하지 않는다.


또한 그다지 활동적이지 않아

땀 흘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.


그럼에도 불구하고

이 여행의 시작은 내가 중학교 2학년때로 거슬러 올라간다.

그 때 처음 지리산을 접했다.

수학여행으로 남원에 도착해 노고단까지 올랐던 것을 기억한다.

그러나 환경보호 기간이라 노고단 정상까지 가는 길이 통제됐었다.

정상까지 올라가지 못했어도 발밑에 구름이 펼쳐져 있던 그 풍경...

아직까지 잊혀지지 않을정도로 뇌리에 박혔고,

그 아쉬움에 언젠가 꼭 저 정상에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.


그 이후

2009.04.21. 화.

입대 6일전!

입대전에 못올라가보면 군생활동안 한이 될 것 같았다.

그래서 결국 당일치기로 갔다왔었다.

성수기가 아니기에 사람도 두세사람밖에 없어

정상에 올라간 후 미친 듯이 소리 질렀다.

약간의 비가 와서 불안했었지만,

내가 저 지면보다 위에 있고, 발 밑에 구름이 깔려있다는

그 사실, 자체만으로도 감격하여 주변환경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.


그렇게 군입대전 마지막여행을 끝냈고,

군생활하는동안 반드시 전역한 해에 종주하겠다고,

그 풍경을 다시 한번 더 깊이 온몸으로 느끼고 오겠노라고,

굳게 마음먹었다.


그리고

민간인이 된 현재,

2012년 8월 5일

그 바람을 현실로 옮겼다.


7월 22일 토, 23일 일.

일단 가장 중요한 대피소 예약!

2박 3일 종주이기에 벽소령대피소와 장터목대피소를 예약했다.

대피소 예약은 15일전 오전 10시부터 예약신청을 받는다.

온 신경을 곤두세운 체로

공연 티켓팅과 수강신청의 경험을 살려

9:59분부터 광클을 미친듯이 시작했다.

결과는 모두 성공!

클릭 3~5초만에 꽉 찼다.

그 중간에 폭주해서 버벅거렸으나

다행히 시스템이 클릭 우선 체계라 예약에 문제없었다.

혹은 운이 좋았는지도?



원래는 군생활하는동안 날 잘 따라주던, 여행을 좋아하던

한 동생과 함께 가려했으나

비용문제로 빠지게 되었다.


갑자기 빠져버리니 살짝 겁이 나기도 했지만

무엇보다도 지금 아니면 다시는 도전할 수 없을 느낌이기에,

어차피 혼자 가기로 마음 먹었던 여행이라

그따위 걱정쯤은 날 막을 수 없었다.



자!

각설하고,

이제 시작합니다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