난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어 식물과 친하지 않아
산을 좋아하지 않는다.
또한 그다지 활동적이지 않아
땀 흘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.
그럼에도 불구하고
이 여행의 시작은 내가 중학교 2학년때로 거슬러 올라간다.
그 때 처음 지리산을 접했다.
수학여행으로 남원에 도착해 노고단까지 올랐던 것을 기억한다.
그러나 환경보호 기간이라 노고단 정상까지 가는 길이 통제됐었다.
정상까지 올라가지 못했어도 발밑에 구름이 펼쳐져 있던 그 풍경...
아직까지 잊혀지지 않을정도로 뇌리에 박혔고,
그 아쉬움에 언젠가 꼭 저 정상에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.
그 이후
2009.04.21. 화.
입대 6일전!
입대전에 못올라가보면 군생활동안 한이 될 것 같았다.
그래서 결국 당일치기로 갔다왔었다.
성수기가 아니기에 사람도 두세사람밖에 없어
정상에 올라간 후 미친 듯이 소리 질렀다.
약간의 비가 와서 불안했었지만,
내가 저 지면보다 위에 있고, 발 밑에 구름이 깔려있다는
그 사실, 자체만으로도 감격하여 주변환경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.
그렇게 군입대전 마지막여행을 끝냈고,
군생활하는동안 반드시 전역한 해에 종주하겠다고,
그 풍경을 다시 한번 더 깊이 온몸으로 느끼고 오겠노라고,
굳게 마음먹었다.
그리고
민간인이 된 현재,
2012년 8월 5일
그 바람을 현실로 옮겼다.
7월 22일 토, 23일 일.
일단 가장 중요한 대피소 예약!
2박 3일 종주이기에 벽소령대피소와 장터목대피소를 예약했다.
대피소 예약은 15일전 오전 10시부터 예약신청을 받는다.
온 신경을 곤두세운 체로
공연 티켓팅과 수강신청의 경험을 살려
9:59분부터 광클을 미친듯이 시작했다.
결과는 모두 성공!
클릭 3~5초만에 꽉 찼다.
그 중간에 폭주해서 버벅거렸으나
다행히 시스템이 클릭 우선 체계라 예약에 문제없었다.
혹은 운이 좋았는지도?
원래는 군생활하는동안 날 잘 따라주던, 여행을 좋아하던
한 동생과 함께 가려했으나
비용문제로 빠지게 되었다.
갑자기 빠져버리니 살짝 겁이 나기도 했지만
무엇보다도 지금 아니면 다시는 도전할 수 없을 느낌이기에,
어차피 혼자 가기로 마음 먹었던 여행이라
그따위 걱정쯤은 날 막을 수 없었다.
자!
각설하고,
이제 시작합니다!